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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82), 실존주의 앙가주망 (48) 상품권_(카페 버전) / 박석준

나의 신시 95-2 상품권_(카페 버전)

나의 무비즘 (82), 실존주의 앙가주망 (48)

2006-11-02 2006-12-11

박석준 /

<원작 재개작>_(시집/카페 버전) (여자/남자/시간강사)

상품권

 

 

  ―두우리는 사귄대요. 둘이는 사귄대요.

  병아리 초등학생 세 꼬마가

  놀리는 노래를 부르면서 따라가고 있다.

  노랫소리 앞엔 한복 차림 여자

  양복 차림의 남자

  등에 가방을 멘 채

  손을 잡고 걷고 있다.

  꽃단지만한 12월의 햇살이

  그 병아리들을 쪼여준다.

 

  인생이란 저런 시간이 가장 좋은 것을!

  나는 시간강사로 살아가니…….

  도대체 누나는 무슨 배짱일까?

  달거리처럼 또 찾아와서는 하는 말이

  ―장사는 내가 잘해라. 남편 없고 돈이 없어서 못 벌지.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었으면 됐지.

 

  술장사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돈 달라는 누나는 또 어머니를 닦달해 댄다.

  그 꼴이 보기 싫어 외출을 하려는데

  살펴보지 못한 상품권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며칠 전 주말

  초등학교 졸업 30주년 모임에서

  행운권 추첨에 당첨되었던.

 

  한 해가 끝나가는 12

  번화가 우체국 앞에

  눈더미가 희끗희끗 박혀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 곁을

  지나는 를 성금 좀 내고 가라고

  젊은 무리 중 청년이 붙잡는다.

  ―아저씨 천 원짜리 한 장만 넣고 가세요.

  (그럴 돈 없어! 누나 한 푼 벌 수 없는 처지에

  애를 왜 엔터테인먼트과에 보내?)

 

  모금함을 가져온 사람들이 돈을 내라고

  사람을 붙잡을 권한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상황 때문에 상품권 봉투가 들어 있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붙잡힐까 봐 좁은 옆 골목으로 스며든다.

  봉투를 살짝 열어본다.

  아직 만 원권 주유 상품권 열 장이 고스란하다.

.

2006-11-02 2008-09-06. 석사학위 작품지 <원작>

2012-04-30. 문학마당 <원작 개작>

2013-01-06 오전 6: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15-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원작 재개작>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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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06-11-02 (순천시 순천여고 앞)

    2006-12-11 (광주시 유동. 광주천변. 충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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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적 희극미, 풍자와 앙가주망을 산출하는 어휘들

  「상품권은 세 유형의 사람이 돈과 관련하여 펼친 행동들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도시에 흐르는) 어두운 면을 형상화한 글이다. “누나가 돈을 달라고 어머니를 위협하고 구세군 한 청년를 붙잡아 돈을 내라고 하고 가 다시 붙잡힐까 봐 골목으로 들어가 숨는 삶들이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이어서 언밸런스하다. 이 중 구세군 한 청년를 붙잡아 돈을 내고 가라고 하는 장면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비판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돈을 받으면) ‘구세군 한 청년이 그 돈으로 무엇을 하기 위함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남편 없고 돈이 없어서 못 벌지.” 하는 누나가 자신의 처지와 사정을 알려주는 말을 한다. 이 말을 통해 과부인 누나가 도시에서 살지만 가난하고 못살아 돈에 시달려서 딱해 보이고 연민하게도 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걸(“누나의 처지와 사정을) 명확하게 알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누나의 사정은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었으면 됐지./술장사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라는 생각에서도 짐작하게 한다. 그런데 어머니구세군 한 청년의 경제적 처지는 어떠한지 알 수 없다. 단지 이 세 사람도 에 구속되어 있음을 알게 할 뿐이다. 그럼에도 붙잡힐까 봐” “봉투가 들어 있는/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좁은 옆 골목으로 스며들어서 봉투를 살짝 열어보고 아직 만 원권 주유 상품권 열 장이 고스란하다.”라는 걸 확인하는 행동을 통해서 도 가난한 사람임이 유추된다.

  도시에서 많은 사람이 돈이 없어서 일상을 가난하게 살아간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즈음(연말)에는 구세군들이 자본주의 사회 도심에 자선냄비를 내놓고 있다. 이 글은 언밸런스한 삶들을 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점이나 부조리를 비판하고 있다. 돈이 없는 처지인데도 애를 엔터테인먼트(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 활동; 코미디, 음악, 토크 쇼 등) 학과에 진학시키려는 누나의 행위에서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와 희극적 비극미를 연출한다. 이것은 도시에 흐르는 불균형한 세태와 애환을 느끼게 한다.

  이 글은 도대체라는 말로 상황을 급변시키면서 무엇인가에 대한 부정 혹은 의문이 이어 발생할 것임을 암시한다. “도대체는 복선을 만들어내기 위한 어휘이다. 이 글은 인물을 따라 시공간이 이동함을 통해 장면과 상황을 제시하는 무기즘 기법을 사용하여 사회 현실을 비판하는 앙가주망과 알레고리를 형성해내고 있다. 그런데 에게 흘러든 정서는 고독이나 상실에서 오는 우울이 아니라 결여(돈 없음)에서 오는 아픔이다. “도대체”, “구세군 자선냄비”, “상품권”, “엔터테인먼트과등의 어휘들은 상품권이라는 글에 아우라를 만들어내면서 희극적 이미지를 자아낸다.

  「상품권이라는 글은 <원작>(=석사학위 버전), <문학마당 버전>, <카페 버전>(=시집 버전), 이 세 가지의 버전이 있다. <원작><문학마당 버전>에서는 햇살과 초등학생 소년들의 순수한 행동들이 펼처져 어른 사회보다는 밝은 정경을 보게 된다. 이 시대에 무엇이 더 짙게 진행되어야 자본주의 도시의 사회에 아름다운 삶이 실현되는지를 보여준다. <원작>에서는 광주천변”, “충장로 우체국이라 하여 배경이어서 매우 사실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2학년이나 될 듯한 초등학생이라 하여 꼬마들의 신분이 분명하다. 하지만 한복 차림 여자/양복 입은 남자가 어른인지 소년인지 알 수 없다, <문학마당 버전>에서는 세 꼬마의 신분은 불분명하지만 대신 한복 차림 여자애/양복 차림의 남자애라 하고 놀리는 노래를 부르면서라 하여 다섯 꼬마들 사이에 펼쳐지는 상황이 어떤지를 분명하게 알게 한다. 그리고 곧 초등학교 졸업 30주년 모임에 갔던일로 이어져 소재 간의 연결과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 두 버전에서는 의 신분 혹은 처지를 알 수 없다. <카페 버전>에서는 인생이란 저런 시간이 가장 좋은 것을!/나는 시간강사로 살아가니라고 하여 의 처지와 인생에 대한 생각이 분명하게 나타나 현실성을 강화하고 곧바로 이어 도대체 누나는 무슨 배짱일까?”라고 말함으로써 글의 흐름이 어른 세계로 급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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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개작>_(문학마당 버전) 2012-04-30

상품권

 

 

  ―두우리는 사귄대요 둘이는 사귄대요.

  병아리 초등학생 세 꼬마가

  놀리는 노래를 부르면서 따라가고 있다.

  노랫소리 앞엔 한복 차림 여자애와

  양복 차림의 남자애가

  등엔 가방을 맨 채

  손을 잡고 걷고 있다.

  꽃단지만한 12월의 햇살이 그 병아리들을

  쪼여 준다.

 

  아, 인생이란 저런 시간이 좋은 것을!

  행운권 추첨에 당첨되어 상품권을 탔던

  초등학교 졸업 30주년 모임에 갔던

  며칠 전 주말의 일이 생각난다.

 

  도대 누나는 무슨 배짱일까?

  달거리처럼 또 찾아와서는

  ―장사는 내가 잘해라. 근디

  돈 없다고, 남편 없다고,

  사람을 그렇게 무시해야 쓰겄소?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었으면 됐지.

  술장사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돈 달라는 누나는 또 어머니를 득달해 댄다.

  그 꼴이 보기 싫어 나는 외출을 한다.

 

  한 해가 끝나가는 12

  다리 몇 개 이어놓은 천변엔

  눈더미가 희끗희끗 박혀 있다.

  번화가 우체국 앞에 구세군 자선냄비

  곁을 지나는 나를

  성금 좀 내고 가라고

  젊은 무리 중 한 청년이 붙잡는다.

  ―아저씨 천 원짜리 한 장만 넣고 가세요.

  (그럴 돈 없어!

  누나는 돈 한 푼 벌 수 없는 처지에

  애를 왜 엔터테인먼트과에 보내?)

 

  모금함을 가져온 사람들이 돈을 내라고

  사람을 붙잡을 권한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나는 붙잡힐까 봐

  상품권 봉투가 들어 있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좁은 옆 골목으로 스며든다.

  봉투를 살짝 열어본다

  아직 만 원권 주유 상품권 열 장이 고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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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2 2008-09-06 <원작>

2012.04.30. 23:30.. 1문학마당에 보내는 신작시 5.hwp <원작 개작>

= 2012.05.01. 20:14.. 박석준-시집(이은봉교수)-새 수정본.hwp

= 문학마당39/2012 여름호(201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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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_(석사 버전) 2008-09-06

상품권

 

 

  등엔 가방을 맸는데

  손을 마주잡고 걸어가네.

  ―두우리는 사귄대요. 두우리는 사귄대요.

  소리를 내면서 귀가하는

  2학년이나 될 듯한 초등학생

  세 꼬마가 따라가고 있다.

  소리 앞엔 한복 차림 여자와

  양복 입은 남자가

  손을 마주잡은 채 걸어간다,

  꽃단지만한 12월의 햇살이 흐르는데.

 

  아, 인생이란 런 시간이 좋은 것을.

  고교 졸업 20년 기념 모임에 갔던

  며칠 전 주말의 일이 생각난다,

  행운권 추첨에 당첨되어 상품권을 얻은 일이.

 

  도대체 누나는 무슨 배짱일까?

  달거리처럼 또 찾아와서는

  ―장사는 내가 잘해라. 근디

  돈 없다고, 남편 없다고,

  사람을 그렇게 무시해야 쓰겄소?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었으면 됐지.

  술장사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돈 달라는 꼴이 어머니를 위협하는 수준이어서

  보기 싫어 나는 외출을 한 거다.

 

  한 해가 끝나가는 12

  다리 몇 개 이어놓은 광주천변엔

  눈더미가 희끗희끗 박혀 있다.

  충장로 우체국 앞에선

  구세군 자선냄비 성금 좀 내고 가라고

  자선냄비 곁을 지나는 나를

  젊은 무리 중 한 청년이 붙잡는다.

  ―아저씨 천 원짜리 한 장만 넣고 가세요.

  ―그럴 돈 없어.

  (누나는 돈 한 푼 벌 수 없는 처지에

  애를 왜 엔터테인먼트과에 보내?)

 

  모금함을 가져온 사람들이 돈을 내라고

  사람을 붙잡을 권한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나는 붙잡힐까 봐

  봉투가 들어 있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학생회관 옆 골목으로 들어간다.

  봉투를 살짝 열어 보니

  아직도 만 원권 GS 칼텍스 상품권 열 장이 고스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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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2 2008.09.06 10:50.. 박석준-08종합1.hwp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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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6-12-11

상품권

 

 

  등엔 가방을 맸는데

  손을 마주잡고 걸어가네.

  ―두우리는 사귄대요. 두우리는 사귄대요.

  소리를 내면서 귀가하는

  2학년이나 될 듯한 초등학생

  세 꼬마가 따라가고 있다.

  소리 앞엔 한복 차림 여자애하고

  양복 입은 남자친구

  손을 마주잡은 채 걸어간다.

  꽃단지만한 12월의 햇살이 흐르는데.

 

  아, 인생이란 런 시간이 좋은 것을.

  어느덧, 시간 강사로 살아가는 나는

  고교 졸업 20년 기념 모임에 가던

  며칠 전 주말 일을 생각해 낸다.

  행운권 추첨에 당첨되어

  상품권을 얻게 된 것을

 

  도대체 누나는 무슨 배짱일까?

  달거리처럼 또 찾아와서는

  ―장사는 내가 잘해라. 근디

  돈 없다고, 남편 없다고, 사람을 그렇게 무시해야 쓰겄소?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었으면 됐지.

  술장사 하나도 제대로 못했으면서

  돈 달라는 꼴이 어머니를 위협하는 수준이어서

  보기 싫어 나는 외출을 했는데.

 

  한 해가 끝나가는 12

  다리 몇 개 이어놓은 광주천변엔

  눈이 희끗희끗 박혀 있다.

  충장로 우체국 앞에선

  구세군 자선냄비 성금 좀 내고 가라고

  자선냄비 곁을 지나는 나를

  젊은 무리 중 한 청년이 붙잡고 있다.

  ―아저씨 천원짜리 한 장만 넣고 가세요.

  ―그럴 돈 없어.

  누나는 돈 한 푼 벌 수 없는 처지에

  애를 왜 엔터테인먼트과에 보내?

 

  모금함을 가져온 사람들이 돈을 내라고

  사람을 붙잡을 권한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나는 붙잡힐까 봐

  봉투가 들어 있는 호주머니로 손을 넣다가

  눈에 뜨인 학생회관 옆 골목으로 들어간다.

  봉투를 살짝 열어 보니

  10000원권 GS 칼텍스 상품권 열 장이 들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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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1 오후 6:34. 박석준-.hwp (초고)

= 2006.12.28. 17:10.. 박석준-가을 도시의 밤.hwp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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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2006-11-02

 

  10월의 마지막 주말엔

  고교 졸업 20년 기념 모임이 있었다.

  나는 운좋게도 상품권 추첨에 당첨되었는데,

  두 달이 지난 겨울의 주말

  누나가 차자왔다.

  장사는 내가 잘해라. 근디

  돈 없다고, 남편 없다고 사람을 그렇게 무시해야 쓰것소.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은 누나는

  돈 때문에 어머니를 괴롭히는 장면이 보기 싫어

  나는 외출을 한다.

  한 해가 끝나가는 12

  다리 몇 개 이어놓은 광주천변엔

  눈이 희끗희긋 박혀 있다.

  충장로 우체국 앞에선

  성금 좀 내다라고

  모금함 곁을 지나는 아저씨를

  한 청년이 붙잡고 있다.

  그럴 돈 없어.

  나는 붙잡힐까 봐

  봉투가 들어있는 호주머니로 손을 넣다가

  눈에 뜨인 학생회관 옆 골목으로 들어간다.

  봉투를 살짝 열어 보니

  10000원권 상품권 세 장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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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2 오후 6:12. 박석준-1.hwp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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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순천여고 2005.09.12

  순천여고 200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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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군 자선냄비_광주 충장로_우체국

  구세군 자선냄비_광주 충장로_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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