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217 아침 10시 무렵 못생긴 개하고 산책하는 여자
나의 실존주의 아방가르드 (59), 앙가주망 (96), 시니시즘 (3)
2022-03-09 대통령 선거일
박석준 /
(교정)_시집 (문장부호 ‘.’ 표시)
아침 10시 무렵 못생긴 개하고 산책하는 여자
그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그냥 항상 개랑 산책하고 개랑 마트에 다녀서.
그녀의 개가 예쁘게 보인 사람들은
이 개 몇 살이에요, 잘생겼네, 말 잘 듣겠어요
하였지만, 나는 그녀의 개가 못생겼기 때문에 그녀가
그냥 못생긴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
생각도 들었다.
나는 퇴직한 60대인데 20대일 그녀를
아침 10시 무렵이나 해가 질 무렵에
산책로 혹은 마트에서 지나치곤 했다.
그녀는 오늘처럼 가끔씩 개를 품에 안고 산책을 했다.
유모차 탄 아기와 함께 젊은 부인이 산책로에서
아침 10시 무렵의 봄 햇살을 받고 산책하고 있지만
30대 같은데 부인 곁을 그냥 지나간 여자 몇이
얘 어디 아파요? 예쁘게 생겼네요,
얘가 힘들어하는데 어떡해요? 따위로
개를 안은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자기에게 갖는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일일이 답하였는데, 나는
걷지도 못할 개라면 혼자 산책하면 될 텐데 왜?
개보다도 그녀가 불쌍하다
생각도 들었다.
유모차 아기 엄마는 3월 9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혼자 마스크 쓰고 아침 10시 무렵 투표소에 나타났다.
못생긴 개 주인 그녀는 3월 9일에는 대통령 뽑는다고
개랑 마스크 쓰고 아침 10시 무렵 투표소에 나타났다.
나는 투표소에서
그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도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한때 세상에 있었지만
13년 전부터는 사진 두 장을 남겼을 뿐이어서
사진 두 장으로 가끔 그 사람을 그리워한다.
나는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어서
못생긴 개와 함께 있는 그녀를
산책길에서 마트에서 보아도 그냥 지나친다. 그녀에 관해
낮에 가끔 편의점에서 일하고 30평 아파트에서 혼자 산다
고 산책로에서 여자들이 정보를 교환했지만, 나는
그녀는 편의점에서 낮에 쉬고 아파트에서 개랑 산다,
젊은데 직업이 없고 불쌍하게도 돈이 많을 거다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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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6 ∽ 2022-04-27 오전 0:53 (코로나 19/문장부호 빠짐: 들었다 ) <원작 원고>
= 2022.09.02. 23:35.내메. 시간의 색깔은-61.hwp (원작 원본)
∽ 2022.10.25. 14:01.내메. 카페, 가난한 비, 거리에 움직이는 사람들, 무비이즘-선경-박석준-4시집.hwp (원작 교정: 코로나 19/들었다.) + (원작 날짜)
∽ (교정 : 코로나19/들었다.)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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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22-03-09 대통령 선거일. 광주시 푸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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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우리도 일케 세계의 사유와 어깨를 견줄만한 수준 높은 시편을 대할 수 있다니 다만 놀라울 뿐입니다 (다만 일개 평자의 소견일 뿐입니다 -김상천 평론가)
■늘샘의 명시단평
-박석준 님의 <아침 10시 무렵 못생긴 개하고 산책하는 여자>
여기, 개 같은 날들에 대한 일상의 의지와 표상화라니...
이 시에는 대중들이 그 어렵게만 생각하는 문화이론이 시적으로 쉽게 표상화되어 있다 하나의 의지로...우선 이론이 요구되고 있는 것은 빵을 만들기 위해 빵틀이 필요한 것처럼 이 시를, 뭐 적지 않은 의식, 무의식의 구조를 암시하고 있는 이 놀라운 범작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막대로 이론은 필수적인 것이니...무론 그것은 늘샘의 ‘대중서사론’이다
중요한 것은 여기, 대중들이 ‘각성된’ 주체라는 거다 뭐 그들은 사실 바보가 아니다 바보는 헤겔 식으로 즉자적인 인간으로 자기 자신과 대자적 거리를, 반성적이고 미적인, 성찰적 거리를 취하지 모하는 사람이다 뭐 여기, 이 시가 또한 그렇지 않은가 그는 브레히트*처럼 말한다
“꽃나무가 주는 자극보다는 나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에 더 짙은 마음을 쏟겠다.”('시인의 말')
그리하여 여기,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에 더 뜻을 둔 그에게 사물에, 개에, 그것도 못생긴, 아니 제대로 서서 걷지도 모하는 불구의 개에게 생을 의지하고 있는 그녀는 바보가 아닌가 하고, 화자는 눈깔을 뜨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일이어서
“그녀의 개가 예쁘게 보인 사람들은
이 개 몇 살이에요, 잘생겼네, 말 잘 듣겠어요”
하고 빨아주는 것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30대 같은데 부인 곁을 그냥 지나간 여자 몇이
얘 어디 아파요? 예쁘게 생겼네요.
얘가 힘들어하는데 어떡해요? 따위로
개를 안은 그녀에게 말했다.”
여기, 지나는 여자 몇은 하나의 메타포다 그렇다니...이는 그대로 개 같은 권력에 줄을 선 유곽언론의 갈보기자들을, 권력의 사타구니를 빨아대는 창녀기자들을 연상시키지 않는가 그는 일상을 통해 이데올로기 국가장치의 무의식이라는 인계철선을 건드리고 있지 않은가 위험한 문화의 비무장지대를...
그러나 대체 못생긴 개는 어느새 못생긴 개 주인이 되어서는 못생긴 개를 안고 투표소에 나타난다 그러니 뭐 못생긴 페인트공, 엉터리 화가 히틀러가 독일을 온통 개똥칠을 해 놓았다니...
무엇보다 못생긴 개만을 사랑한 그녀는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느냐 하고 화자는 묻고 있다 그는 묻는다 사랑과 그리움 같은 소중한 가치를, 인권을, 독립을, 인간의 존엄을...
그는 하나의 묵시록으로 여기 개같은 굴종의 노예의식에 젖은 우리를 화들짝 놀라게 한다니, 그러니까 대중들을 바보화시키는 일상의 언어기제가 을매나 일상화되었는가를...그는 이렇게 우리를 바보화시키는 대중적 기만에 하나의 시적 망치를 내치고 있다니...왜 언어이고 왜 시인가 언어는 아직도 우리를 들여다보는 거울이자 쇠망치임을 그가 일깨우고 있다니...
오늘 왜 광주의 아들, 박석준인가...
아니 그는 왜 이땅의 사제인가 그것은 뭐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인간다운 삶의 유지에 있어 저 개같은 삶을 벗어난 자유야말로 가장 숭고한 대상이기 때문이 아닌가...
무엇보다 그는 하나의 언어적 반성으로서의...
“이 개 몇 살이에요, 잘생겼네, 말 잘 듣겠어요", "얘 어디 아파요? 예쁘게 생겼네요. 얘가 힘들어하는데 어떡해요?”
등 일상언어에 담긴 담론의 동일성을, 노예의식에 젖은 언어의 본질을 읽고 있다 지배담론에 맞선 하나의 저항담론으로서...동일성에 대한 비동일성으로서의,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진정한 동일성으로서의 나를 찾아가는 그것으로서의...
난 그렇게 읽는다
.
* 독일의 저항시인 브레히트는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를 통해 히틀러를 암시하먼서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나도 안다, 행복한 자만이
사랑받고 있음을,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잘생겼다.
마당의 구부러진 나무가
토질 나쁜 땅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으레 나무를
못생겼다 욕한다.
해협의 산뜻한 보트와 즐거운 돛단배들이
내게는 보이지 않는다. 내게는 무엇보다도
어부들의 찢어진 어망이 눈에 띌 뿐이다.
왜 나는 자꾸
40대의 소작인 처가 허리를 꼬부리고 걸어가는 것만 이야기하는가?
처녀들의 젖가슴은
예나 이제나 따스한데.
나의 시에 운을 맞춘다면 그것은
내게 거의 오만처럼 생각된다.
꽃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동과
엉터리 화가에 대한 경악이
나의 가슴 속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바로 두 번째 것이
나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한다."
.
.
Ⅱ. 은유와 앙가주망, 시니시즘
2022년 3월 9일의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코로나19 감염병의 대유행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실시된 선거이다.
「아침 10시 무렵 못생긴 개하고 산책하는 여자」는 이 선거에 개가 투표장에 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개 주인 여자를 비웃는 냉소주의(시니시즘)를 흘린 글이다. 냉소주의는 개인을 지배하는 거대 질서인 정부 체제, 사회 조직, 인간관계, 국민성, 기타 정책 등을 비난 또는 자조하면서 그 현상을 비관적, 염세적,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사상이다. 이 글은 현 한국 사회에 나타난 인간관계의 문제점을 은유로 보여줌으로써 앙가주망이 필요함을 암시한다. (← 한국 정치와 세태를 암시한다.)
화자는 사람(유모차 안의 아기)보다는 여자에게 안겨있는 개에게 관심을 두는 비인간적 인식과 잘못된 생활방식을 드러낸 산책로의 30대 여자들을 안타깝게 여긴다. 그리고 개를 통해 사람들에게서 관심을 받을 생각을 한 개 주인인 돈 많은 젊은 여자의 행위를 비난하고 그 여자가 불쌍하다고 여긴다.
사람보다 개가 상전인 세상 세태를 담은 이 글은 몇 가지 기법을 사용하여 시상을 전개하였다.
* 동일 절로 각 연 종결 : (생각도 들었다.)
* 냉소적 어조 :
(나는 그녀의 개가 못생겼기 때문에 그녀가/그냥 못생긴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
생각도 들었다.)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어서 ∽ 그녀를
∽ 보아도 그냥 지나친다.)
* 패러독스 : (불쌍하게도 돈이 많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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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violetshow00/222723300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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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노트
2022년 3월 9일 실시한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코로나19 감염병의 대유행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실시된 선거였다.
나는 집 옆 산책로에서 개를 안고 걸어가는 여자를 종종 보았다. 그 여자는 산책로에 올 때마다 개를 동반했는데, 이날은 남들에게 보이려고 개를 안고 거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즉 자신이 산책하는 것을 위해 산책로에 나온 것이 아니라 개를 주목시키려고 안고 걷는 것이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개가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야지 산책로에 왜 동반했는가? 개가 안 아프면 걷게 해야지 왜 안고 있는가? 이 여자는 개를 통해 누군가의 관심을 받으려는 것 같다. (개 말고는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 같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동네의 산책로엔 사람들(특히 여자들)이 많이 보인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자는 꽤 많고 남자는 몇 안 된다. 그런데 이 여자만 개를 안고 다니는 것이다. 여자들이 유모차 안의 아기를 외면하고 그 개를 보며 “예쁘네!”, “어디 아파요?”라고 말을 남겼지만, 개 주인 여자는 자기한테 관심을 주는 것으로 받아들였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개가 상전 노릇한다.
이 글은 이날의 경험을 기본으로 하여 시상을 전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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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22-03-26
아침 10시 무렵 못생긴 개하고 산책하는 여자
그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그냥 항상 개와 함께 산책하고 마트에 다녀서.
그녀의 개가 예쁘게 보인 사람들은
이 개 몇 살이에요, 잘생겼네, 말 잘 듣겠어요
하였지만, 나는 그녀의 개가 못생겼기 때문에 그녀가
그냥 못생긴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
생각도 들었다.
나는 퇴직한 60대인데 20대일 그녀를
아침 10시 무렵이나 해가 질 무렵에
산책로 혹은 마트에서 지나치곤 했다.
그녀는 오늘처럼 가끔씩 개를 품에 안고 산책을 했다.
유모차 탄 아기와 함께 젊은 부인이 산책로에서
아침 10시 무렵의 봄 햇살을 받고 산책하고 있지만
30대 같은데 부인 곁을 그냥 지나간 여자 몇이
얘 어디 아파요? 예쁘게 생겼네요,
얘가 힘들어하는데 어떡해요? 따위로
개를 안은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자기에게 갖는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일일이 답하였는데, 나는
걷지도 못할 개라면 혼자 산책하면 될 텐데 왜?
개보다도 그녀가 불쌍하다
생각도 들었다.
유모차 아기 엄마는 3월 9일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혼자 마스크 쓰고 아침 10시 무렵 투표소에 나타났다.
못생긴 개 주인 그녀는 3월 9일에는 대통령 뽑는다고
개랑 마스크 쓰고 아침 10시 무렵 투표소에 나타났다.
나는 투표소에서
그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도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한때 세상에 있었지만
13년 전부터는 사진 두 장을 남겼을 뿐이어서
사진 두 장으로 가끔 그 사람을 그리워한다.
나는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어서
못생긴 개와 함께 있는 그녀를
산책길에서 마트에서 보아도 그냥 지나친다. 그녀에 관해
낮에 편의점에서 일하고 30평 아파트에서 혼자 산다
고 산책로에서 여자들이 정보를 교환했지만, 나는
그녀는 낮에 편의점에서 쉬고 아파트에서 개랑 산다,
젊은데 직업이 없고 불쌍하게도 돈이 많을 거다
생각도 들었다.
2022-03-26 오전 11:52 작 (초고)
= 2022-08-29 오후 9:32. 시집 4 – 소라껍질.hwp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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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주시 푸른마을 산책로. 20200330_15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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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푸른마을 건너편. 장애인복지회관. 2024 총선 사전투표소 20240405_13243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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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안고 산책하는 여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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