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2 신
1967 / 2016-06-26 ∽ 2016-07-02
나의 무비즘 (2), 실존주의 앙가주망 (1)
박석준 /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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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동의 삼거리의 두 번째 집(양쪽으로 길이 난 집)이 어린 시절에 내가 살던 우리집이다. 동네에서 가장 큰 우리집의 양쪽 길가에 내가 국민학교 4학년 때엔 도랑이 있었다.
‘신’은 나의 삶에서 중요한 몇 가지 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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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이토록 서둘러 어디로 가는 걸까?
강아지신발 신은 저 개
지하철 주변에 흩어져 있는 신 주인, 몰려든 사람들
신이!
도랑물 따라 흘러가는 신을 잡을 수 없어
불안해하고 안타까워하며 보았는데.
장마철 고무신을 가지고 도랑에서 신나게 놀다가
대학 시절 마루에 가지런히 놓인 고무신 한 켤레
우리 엄마 못 봤어요?
검은 세단차가 낮에 집 앞에 대더니 실어가던데……?
뭔 일 있냐고 만화가게 아저씨가 물어보고
중정부에 끌려간 엄마 찾으러 서울로 동생이랑 올라가고.
살다가 다리가 오그라들었어도 신을 신고
쉬엄쉬엄 걷던 어머니가 겨울에 뇌출혈로 쓰러져 가고
털신만 남아
이사 온 아파트 베란다에 아직 놓여 있는데.
신이!
없어졌네. 동생도 보이지 않는다. 핸드폰도 사라져서 불신을 하고
불안해도 맨발로 눈길을, 공사 중인 길을 걸어간다.
가다가 버려진 구두 한 짝, 슬리퍼 한 짝 생기어
신고 조금은 편안하게 걸어가다가
꿈에서 깨었는데
신이 없네.
신이 보이지 않는다.
신경이 쓰이고 생각도 하고 살펴보고,
신을 찾았어도 며칠 전에도 꾼 신
어머니 사후로 간혹 꾸는 신
잃어버린 꿈 생각도 나서
뭔가 불안하게 하는 것 같아
신을 신고 식당에서 나와 밤길 나서면서 조심스러워진다.
어디로 갔지?
먼저 나간 사람 불신을 한다.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이어야만 하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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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문
2016-06-26 ⁓ 2016-08-24 오후 8:02 <원작>
=→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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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상황:
2016-06-26 뉴스 (1연).
1967 (2연) 계림국민학교 4학년
1979-10-20 / 1979-10-26 (3연) 대학 1학년
2007-12 / 2016-06-26. (4연)
2016-06-26. (꿈, 5연)
2016-07-01(금) (6,7연) 현재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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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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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봉* 형이 사다 준 흰 고무신만 마루에 있고
어머니가 보이지 않아, 6일 후 막내랑 서울로 갔다.
10시경, 어머니, 작은형이 아버지 사는 방에 돌아왔다.
전기가 흐른가 몇 번 정신 잃었제라. 그런디 뭔 꿍꿍이가
있는가 8시 반이나 돼서 가라고 내보냅디다.
나는 트랜지스터로 음악을 들으며 새벽으로 갔다. 그냥
음악이 끊기면서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뉴스가 삽입됐다.
광주로 돌아온 날, 4월부터 나를 감시하고 시험도 방해한
형사가, 광주와 서울 각 다섯 명인 형사가 보이지 않았다.
11월엔 해방전선*, 큰형, 삼형, 검거 기사를 보았다.
― 「1980년」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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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상황:
1979-10-20 ⁓
1979-10-26 (박정희 대통령 서거). 1979-10-27 ⁓
1979-11-03 (남민전 사건 관련 큰형, 삼형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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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고 졸업식 날. 광주고. 수-나-어머니. 197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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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졸업식 날. 광주고. 197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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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졸업식 날. 계림동 집. 197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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