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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나의 무비즘 (142), 실존주의 아방가르드 (43) 비 오는 빛고을로 / 박석준

나의 175 비 오는 빛고을로

나의 무비즘 (142), 실존주의 아방가르드 (43)

2016-06-20 ()

박석준 /

(교정: 비 오, 어봐/있지 /빨간빛)

비 오는 빛고을로

 

 

  비 내리는 아침 시외버스에서 내려

  젖은 우산도서실 미닫이 창틀에 두고

  의자에 앉더니 테이블 위 퇴직원에 글자를 쓴다.

  8월에 떠난 사람이면 좋을 텐데

  “ 한 컵 먹고 싶어요.

 묻고 싶은 말을 못한다.

  “? 따라와.”

  서류를 제출하고 나온 사람의 얼굴을 보았는지

  선생님, 어째 힘이 없어 보이네요

  여자 목소리가 난다.

  바람이 우산을 말릴 무렵

  만큼 시간이 지나 점심때

  그 사람이 창밖을 바라보다가 우산을 가지고 나간다.

  빗방울이 더 굵어진 것 같다.

  한참 만에 돌아온 사람에게 물어봐야 할 텐데

  “오늘은 기분 좋겠네요, 비가

  “그래. 장마철 비라 싫을 때도 있지

  빗방울이 조금 더 굵어지고 있다.

 

  비가 내리는 빛고을로

  퇴근시간 차량이 정체되고

  시외버스 차창 밖을 그 사람이 내다보고 있다.

  6월 하순에 장미를 가게 앞에 내놓은 꽃집

  핸드폰 가게, 그리고 내리는 비, 클랙슨 울리는 길

  소녀가 눈물을 훔친다. 내 또래 고2나 될 것 같은데.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남자가 소녀를 스쳐 지나간다.

  귀가하는 사람일까 뭘 하러 가는 사람일까

  파란 우산 손에 쥔 채 머리 숙여 걸어가는 소년

  자전거가 곁을 스쳐 놀랐는지 쳐다본다.

  사랑하고 헤어질 때

  아파하는 것은 그 사람이기 때문?

  빨간빛도 푸른빛도 있어서.

  차가 다시 움직이고 내 곁에서 그 사람이 고개를 돌린다.

  8월에 떠난 사람이면 좋겠어요, 라고 말 건네려다가

  “아직 가 내리는데

  “내리면 너도 우산을 쓰고 나도 우산을 써야지.”

  다시 창밖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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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9. 17:41. 박석준 시집 본문.pdf (원작 교정: 비 오, 어봐/있지 /간빛) =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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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비오/어 봐/있지. /간 빛) =

비오는 빛고을로

 

 

  비 내리는 아침 시외버스에서 내려

  젖은 우산을 도서실 미닫이 창틀에 두고

  의자에 앉더니 테이블 위 퇴직원에 글자를 쓴다.

  8월에 떠난 사람이면 좋을 텐데

  “물 한 컵 먹고 싶어요.”

  묻고 싶은 말을 못한다.

  “? 따라와.”

  서류를 제출하고 나온 사람의 얼굴을 보았는지

  선생님, 어째 힘이 없어 보이네요

  여자 목소리가 난다.

  바람이 우산을 말릴 무렵

  만큼 시간이 지나 점심때

  그 사람이 창밖을 바라보다가 우산을 가지고 나간다.

  빗방울이 더 굵어진 것 같다.

  한참 만에 돌아온 사람에게 물어 봐야 할 텐데

  “오늘은 기분 좋겠네요, 비가

  “그래. 장마철 비라 싫을 때도 있지.

  빗방울이 조금 더 굵어지고 있다.

 

  비가 내리는 빛고을로

  퇴근시간 차량이 정체되고

  시외버스 차창 밖을 그 사람이 내다보고 있다.

  6월 하순에 장미를 가게 앞에 내놓은 꽃집

  핸드폰 가게, 그리고 내리는 비, 클랙슨 울리는 길

  소녀가 눈물을 훔친다. 내 또래 고2나 될 것 같은데.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남자가 소녀를 스쳐 지나간다.

  귀가하는 사람일까 뭘 하러 가는 사람일까

  파란 우산 손에 쥔 채 머리 숙여 걸어가는 소년

  자전거가 곁을 스쳐 놀랐는지 쳐다본다.

  사랑하고 헤어질 때

  아파하는 것은 그 사람이기 때문?

  빨간 빛도 푸른빛도 있어서.

  차가 다시 움직이고 내 곁에서 그 사람이 고개를 돌린다.

  8월에 떠난 사람이면 좋겠어요, 라고 말 건네려다가

  “아직 비가 내리는데

  “내리면 너도 우산을 쓰고 나도 우산을 써야지.”

  다시 창밖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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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0 2016-07-17 오후 7:41. 2시집_차례-2016-6 가편집-문학들-93-1.hwp (비오/어 봐/있지. /간 빛) <원작 원본>

=2016.11.09. 17:41. 박석준 시집 본문.pdf (원작 교정: 비 오/어봐/있지 /간빛)

= 시집_거짓 시, 소윈도 세상에서(2020.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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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6-06-20() 영광공고, 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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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관적 해석

  「비 오는 빛고을로에는 6월 하순에 시외버스를 타고 지역을 이동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흘러간다. “도서실”, “선생님”, 오늘은 기분 좋겠네요, 비가.” 등의 사용된 말들로 보아 화자는 2학생이고 꽤 친한 그 사람과 같은 지역에서 살고 일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말들은 화자가 그 사람추적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그런데 화자는 다만 그런 생각을 들게 할 뿐이다. 화자에게서 특이한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 사람8월에 떠난 사람이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면서도 화자는 묻고 싶은 말을 못 한다”. 한 컵 먹고 싶어요.”라고 다른 행동을 취한다. 화자는 돌아가는 길에서도 8월에 떠난 사람이면 좋겠어요, 라고 말 건네려다가아직 가 내리는데라는 못 끝낸 말을 함으로써 자신을 통제해버린다. 화자는 자기를 구속한 것이다. 화자는 왜 행동을 바꿨을까?

  화자는 사랑사랑하고 헤어질 때/아파하는 것은 그 사람이기 때문?/빨간빛도 푸른빛도 있어서.라고 생각하는, 시각적 이미지로 용해하는 독특한 학생이다.

  이 글에는 두 지역에서 비가 내려 침침한 분위기가 만들어내지만, ‘가라앉은 이미지 곁에서 흐르는 이미지가 선명해지면서 등장인물들을 매우 순수하거나 깨끗한 사람으로 전환시킨다. 이것이 이 글의 아방가르드이다. 광주를 순수한 우리말로 바꾸면 빛고을이지만, 광주에는 빛고을대로가 있다. 따라서 이 글의 제목에서 빛고을로빛고을을 향하여로 풀이해도 되고, ‘빛고을대로로도 풀이해도 되는 것이다.

  이 글은 (선생일 수도 있는) 직장인의 행동을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외버스에서 내려 우산을 도서실 미닫이 창틀에 두고 테이블 위 퇴직원에 글자를 쓴다 말을 하고, 서류를 제출하고 창밖을 바라보다가 우산을 가지고 나간다 한참 만에 돌아온다 시외버스 차창 밖을 내다보고 고개를 돌린다 말을 하고, 다시 창밖을 본다.) 반면에 10대인 화자의 경우엔, 화자가 이 사람의 행동을 따라감으로써 (행동도 하지만) 주로 생각을 흘려내는 인물로 그려내 있다. 이런 구성은 (화자)는 타인이 있어야만 실존한다, 그렇지만 사람은 타인에게 못 끝낸 말을 함으로써 인간관례를 유지할 수도 있,’는 생각을 형상화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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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16-06-20

비오는 빛고을로

 

 

  아침 비였지만 시외버스에서 내려

  젖은 우산을 미닫이 창틀에 두고

  의자를 바짝 당겨 앉아 테이블 위 퇴직희망원에 글자를 쓴다.

  8월에 떠난 사람이면 좋을 텐데

  “물 한 컵 먹고 싶어요.”

  묻고 싶은 말을 못한다.

  “? 따라와.”

  서류를 제출하고 나온 사람을 봤는지

  선생님, 어째 힘이 없어 보이네요

  여자 목소리가 난다.

  바람이 우산을 말릴 무렵

  만큼 시간이 지나 점심때

  그 사람이 창밖을 바라보다가 우산을 가지고 밖에 나간다.

  빗방울이 더 굵어진 것 같다.

  한참 만에 돌아온 사람에게 물어 봐야 할 텐데

  “오늘은 기분 좋겠네요, 비가

  “그래. 장마철 비라 싫을 때도 있지만

  빗방울이 조금 더 굵어지고 있다.

 

  비가 내리는 빛고을로

  퇴근시간 차량이 정체되고

  시외버스 차창 밖을 그 사람이 내다보고 있다.

  바라보이는 바깥엔 6월 하순에 장미를 가게 앞에 내놓은 꽃집

  핸드폰 가게, 그리고 내리는 비, 클랙슨 울리는 길

  소녀가 눈물을 훔친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남자가 소녀를 스쳐 지나간다.

  귀가하는 사람일까 뭘 하러 가는 사람일까

  파란 우산 손에 쥔 채 머리 숙여 걸어가는 소년

  자전거가 곁을 스쳐 놀랐는지 쳐다본다.

  사랑하고 헤어질 때

  아파하는 것은 그 사람이기 때문?

  빨간 빛도 푸른빛도 있어서.

  차가 다시 움직이고 내 곁에서 그 사람이 고개를 돌린다.

  8월에 떠난 사람이면 좋을 텐데, 라고 말 건네려다가

  “아직 비가 내리는데

  “내리면 너도 우산을 쓰고 나도 우산을 써야지.”

  다시 창밖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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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0 (초고)

= 2016-06-28 오전 12:36. 2시집_차례-2016-0.hwp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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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비 내리는 상무대로

  비 내리는 상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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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꽃집_더플라워_비 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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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빛고을대로 2021-08-07

  광주시 빛고을대로 202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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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종합버스터미널_비 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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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공고 도서실. 2015-08-25_09:08

  영광공고 도서실. 2015-08-25_09:08. IMG_20150825_0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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