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78), 의식의 흐름 (30) 기대한 까닭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 / 박석준

나의 신시 179 기대한 까닭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78), 의식의 흐름 (30)

2017-01-하순 / 2016-12-30 (회상)

박석준 /

<원작> 2017-01-27

기대한 까닭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

 

 

  무언가 좋은 것이 있기를 기대한 까닭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

  두려워짐 꺼려짐이 생기지 않아야 할 텐데

  말소리가 바람 거슬러 지나가는 듯하다.

 

  이 시간엔 여기까지만 할까 요?

   쉬어요. 핸드폰 해도 되죠? 화장실 가도 되죠?

  시끄러운 소리 내지 말고

  허락 없이 밖으로 나가지 마라.

 

  마음이 끌리어 핸드폰에, 먹을 것에 손이 간다.

  핸드폰에 종이에 관심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너하고 얘랑 같이 하는 게임이니? 네, 개 재밌어요.

  맛있겠다! 네, 맛있어요. 드셔볼래요?

  너도? 만화 그리는 거야? 아 일러스트.

 

  수업 후의 휴식시간을,

  재잘거리고 소곤거리고

  만화를 보고 화장을 하고 엎드려 눈을 붙이고 먹고

  핸드폰을 살펴보고 가지고 놀고

  핸드폰으로 노래 듣고 소통하고 일러스트를 만들고

  식으로 보내는 17세의 아이, 넌 날개가 파란색이다.

  날다가 바람 만나

  푸들거렸던 넌 그래도 날개가 파란색이다.

 

  시끄러운 소리 내지 말고

  허락 없이 밖으로 나가지 마라.

  17세의 아이, 넌 예뻐. 잘생겼지.

  넌 목소리가 파란색이다.

  멋있는 소년, 아이야. 나는 너의 일상 모르지만

  가르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려줬지.

 

  내게도 나의 목소리가 있어.

  말 건네 온 사람에게 내는,

  만나야 할 사람 만나서 나오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내고 싶은…….

.

2017.01.27. 18:36.내메. 탈출 혹은 지나침-4.hwp <원작 원본>

= 『시와경계』 32호(2017.03.20.)

.

.

실제상황

    2017년 1월 하순에 집에서 일어난 상념

    2016.12.30.(금) 회상

      (지난해의 마지막 수업시간의 장면들, 2∼5연 2행)

    2017년 1월 하순에 일어난 상념

      (2월 말에 명퇴하게 될 내가 2월에 마지막 수업시간에 전하고 싶은 말, 5연 3행∽6연)

.

.

Ⅰ. 객관적 해석

  6개의 연으로 된 「기대한 까닭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는 상념을 진행하는 오늘의 시간 속에 과거의 시간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 이 글은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구성되었다. “말소리가 바람 거슬러 지나가는 듯하다.”란 표현에서 그것을 알게 해준다. 시상의 흐름으로 보아 이 “말소리”는 과거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5행(“이 시간엔 ∼”)부터 18행(“∼ 일러스트를 만들고”)까지가 과거의 일이다.

  “이 시간엔 여기까지만 할까 요?”, “수업 후”, “17세의 아이, 넌 예뻐잘생겼지.”라는 표현에서 이 글이 고등학교에서 펼쳐진 수업 시간 장면을 담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런데 이 수업 시간의 인간관계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교사와 학생 사이’와는 다르다, 뭔가 특이하게 여겨진다. 이 교사는 선생님이 아닌 개인으로서 ‘17세 소년들에게 좋은 것이 있기를, 두려움, 꺼려짐이 생기지 않기를 기대’하고, 전하고 싶은 말(고백)을 생각해낸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 오가는 말이 사적이면서도 매우 친밀하다.

  이 글은 교사와 학생의 사이에서 진행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우선 인간적이어야 함을 전하고 있다.

  이 글엔 이런 요소를 운율 있는 시 형식으로 담아내기 위해 몇 가지 기법이 사용되었다.

    ①동일문장 반복 : 시끄러운∽마라

    ②동일문장구조 변형 :

      넌 날개가 파란색이다./넌 ∽ 날개가 파란색이다./넌 목소리가 파란색이다.

    ⓷‘고’ 어구 변형 나열

      만화를 보 화장을 하 엎드려 눈을 붙이 먹

      핸드폰을 살펴보 가지 놀

      핸드폰으로 노래 듣 소통하 일러스트를 만들

    “여기까지만 할까 요?”라는 표현은 학생들의 반응 시간을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주려고 ‘까’와 ‘요’에 사이를 둔 것이다. (시집엔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할까요?’로 붙여버렸다. 오교정되어 있다.)

.

.

※ 창작과정과 일화

  2017년 2월말 명예퇴직이 결정되어서, 2017년 1월 하순 어느 날에 나는 생각에 잠겼다. 먼저 지난해에 마지막으로 수업한 날(2016년 12월 30일, 금요일) 수업시간 장면들이 떠올랐다. 그러고는 2월에 마지막 수업시간에 전하고 싶은 말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 글을 썼다. 글의 마지막 부분(5연 3행∽6연)에 전하고 싶은 말이 표현되었다. (→ 17세의 아이 ∽ 내고 싶은…….)

  그러나 2017년 2월 8일에 마지막 수업시간(4교시)이 왔지만, 아이들이 자유롭게 있고 싶다 하여서 전하고 싶은 말을 그냥 글로만 남기게 되었다.

.

.

나의 신시 179-1

<원작 수정작2020-03-09. 

기대한 까닭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

 

 

  무언가 좋은 것이 있기를 기대한 까닭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

  두려워짐 꺼려짐이 생기지 않아야 할 텐데

  말소리가 바람 거슬러 지나가는 듯하다.

 

  이 시간엔 여기까지만 할까 요?

  네, 쉬어요. 핸드폰 해도 되죠? 화장실 가도 되죠?

  시끄러운 소리 내지 말고

  허락 없이 밖으로 나가지 마라.

 

  마음이 끌리어 핸드폰에, 먹을 것에 손이 간다.

  핸드폰에 종이에 관심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너하고 얘랑 같이 하는 게임이니? 네, 개 재밌어요.

  맛있겠다! 네, 맛있어요. 드셔볼래요?

  너도? 만화 그리는 거야? 아, 일러스트.

 

  수업 후의 휴식시간을,

  재잘거리고 소곤거리고

  만화를 보고 화장을 하고 엎드려 눈을 붙이고 먹고

  핸드폰을 살펴보고 가지고 놀고

  핸드폰으로 노래 듣고 소통하고 일러스트를 만들고

  식으로 보내는 17세의 아이, 넌 날개가 파란색이다.

  날다가 바람 만나

  푸들거렸던 넌 그래도 날개가 파란색이다.

 

  시끄러운 소리 내지 말고

  허락 없이 밖으로 나가지 마라.

  17세의 아이, 넌 예뻐. 잘생겼지.

  넌 목소리가 파란색이다.

  멋있는 소년, 아이야. 나는 너의 일상 모르지만

  가르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려줬지.

 

  그런데 내게도 나의 목소리가 있어.

  말 건네 온 사람에게 내는,

  만나야 할 사람 만나서 나오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내고 싶은…….

.

2017-01-27 <원작>

→ 2020.03.09. 05:11.. 박석준-3시집-0618-12-푸105(교)-4-2.hwp (할까 요?/, 쉬어요/아,/그런데 게도) <원작 수정작>

↛ 『시집』(2023.03.20.)

.

.

나의 신시 179-1_

(오교정) = 『시집』

기대한 까닭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

 

 

  무언가 좋은 것이 있기를 기대한 까닭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

  두려워짐 꺼려짐이 생기지 않아야 할 텐데

  말소리가 바람 거슬러 지나가는 듯하다.

 

  이 시간엔 여기까지만 할까요?

  네, 쉬어요. 핸드폰 해도 되죠? 화장실 가도 되죠?

  시끄러운 소리 내지 말고

  허락 없이 밖으로 나가지 마라.

 

  마음이 끌리어 핸드폰에, 먹을 것에 손이 간다.

  핸드폰에 종이에 관심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너하고 얘랑 같이 하는 게임이니? 네, 개 재밌어요.

  맛있겠다! 네, 맛있어요. 드셔볼래요?

  너도? 만화 그리는 거야? 아뇨, 일러스트.

 

  수업 후의 휴식시간을,

  재잘거리고 소곤거리고

  만화를 보고 화장을 하고 엎드려 눈을 붙이고 먹고

  핸드폰을 살펴보고 가지고 놀고

  핸드폰으로 노래 듣고 소통하고 일러스트를 만들고

  식으로 보내는 17세의 아이, 넌 날개가 파란색이다.

  날다가 바람 만나

  푸들거렸던 넌 그래도 날개가 파란색이다.

 

  시끄러운 소리 내지 말고

  허락 없이 밖으로 나가지 마라.

  17세의 아이, 넌 예뻐. 잘생겼지.

  넌 목소리가 파란색이다.

  멋있는 소년, 아이야. 나는 너의 일상 모르지만

  가르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려줬지.

 

  그런데 내게도 나의 목소리가 있어.

  말 건네 온 사람에게 내는,

  만나야 할 사람 만나서 나오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내고 싶은…….

.

    2023.01.06. 16:29 박석준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_내지(0106).pdf (수정작을 편집자가 임의 오교정: 할까요?)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

.

사진

교사로서 마지막 수업. 영광공고. 2017-02-08 오후 12:14. MyPhoto_1170697638_0120

    교사로서 마지막 수업. 영광공고. 2017-02-08 오후 12:14. MyPhoto_1170697638_0120

.

교사로서 마지막 수업. 영광공고. 2017-02-08 오후 12:20. MyPhoto_1170697638_0121

    교사로서 마지막 수업. 영광공고. 2017-02-08 오후 12:20. MyPhoto_1170697638_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