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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모더니즘 (57) 내가 확인한 건 불과 문이다_(카페 버전) / 박석준

나의 신시 126-1 내가 확인한 건 불과 문이다_(카페 버전)

나의 나의 모더니즘 (57)

2012-02

박석준 /

<요약 개작> 2013-01-06

내가 확인한 건 불과 문이다

 

 

  사람들이 공룡마트로 들어가고

  차들이 공룡마트 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길바닥에 나앉은 스피커가

  유라이어 힙의 Rain을 자아내고 있다.

  “강정마을에서 돌아왔어요.”

  핸드폰 통화와 부딪치는 소리

  때문에 눈을 돌리니

  청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의 이어폰에서 MP3 노랫소리

  빠져나오고 있다.

  제주도의 소리, 엠피쓰리? 난 수억을 벌 수 없다.

  밤, 불을 켜 놓은 것들.

  술집, 음식점 유리문 안에 사람들이 앉아 있다.

  사람들은 불빛 아래서, 불빛 뒤에서

  말을 할 테지.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사람들이 모여 있는

  토크쇼 밖으로 빠져나왔다.

  닫힌 것, 갇힌 것을 열어라,

  터져 뻗은 길에서 생각했다.

  사람들 보기가 어려운

  집들이 흐릿해져 잘 안 보이는 새벽 두 시

  유리문을 단 편의점에 불이 켜져 있고

  사람들이 있고 물건들이 있다.

  주인 혹은 점원이 밤을 샐 텐데

  가야겠다 이제는.

  불 켜지 않은, 철문 달린 내가 사는 아파트로.

 

 

  *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 글 이주빈, 사진 노순택(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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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3 ∽ 2012-04-30 <원작>

∽→ 2013-01-06 오전 6: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년1월5일-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원작 요약 및 수정 개작>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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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2-02. 광주시 푸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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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내가 확인한 건 불과 문이다」는 <원작>과 시집 출판과정에서 요약 개작된 <카페 버전>이 있다. <원작>「내가 확인한 건 불과 문이다」엔 마트에 간 후에도 “제주도의 소리”라든가 “MP3 노랫소리”에도 마음을 쓰면서 현대 도시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한 소시민을 따라 시공간이 흘러간다. 무비즘을 잘 보여준다. <원작>은 ‘미국’이라는 큰 힘과 돈이 중심이 되어버린 자본주의 체제의 불균형하고 부조리한 양상을 비판적 시각으로 다루어 앙가주망을 드러낸다. ― 그런데 요약 개작된 <카페 버전>에서는 (예를 들어 “MP3는 한번 태어나면 수억을 거둬들일 수 있지.”, “난 수억을 벌 수가 없다.” 등으로 나타낸) 자본주의 사회의 부정적 양상 몇 가지 부분이 생략된 까닭에 이런 경향을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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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aladin.co.kr/vasura135/11953336?partner=bookp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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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시 126

<원작> 2012-04-30

내가 확인한 건 불과 문이다

 

 

  시가 안 써져서 괴로워

  하다가 외출을 했다.

  시를 못 쓰는 거지, 해질 무렵인데.

  길가에, 가게 앞에

  사람들이 있다, 많이 있다.

  사랑이 안 돼서, 라고

  말하는 게 맞을까.

  사람들이 공룡마트로 들어가고

  차들이 공룡마트 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길바닥에 나앉은 스피커가

  유라이어 힙의 Rain을 자아내고 있다.

  “강정마을에서 돌아왔어요.”

  핸드폰 통화와

  부딪치는 소리 때문에 눈을 돌리니

  청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의 이어폰에서 MP3 노랫소리가 빠져나오고 있다

  마트 안을 뒤적이는 청년인데.

  음악 MP3 파일이 되어 오디오를 버렸지.

  MP3는 한번 태어나면 수억을 거둬들일 수 있지.

  핸드폰 속으로도 들어간

  눈으로는 파일로밖에 확인할 수 없는 그것이

  이상하게 생각을 연결시켜 버렸다.

  제주도의 소리, 엠피쓰리? 난 수억을 벌 수가 없다.

  밤, 불을 켜 놓은 것들

  집들, 가게들, 물건들

  사람들이 술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음식점 유리문 안에 사람들이 앉아 있다.

  사람들은 불빛 아래서, 불빛 뒤에서

  말을 할 테지.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사람들이 모여 있는 토크쇼 밖으로 빠져나왔다.

  닫힌 것, 갇힌 것을 열어라……

  터져 뻗은 길에서 생각을 했다

  사람들 보기가 어려운

  집들이 흐릿해져 잘 안 보이는 새벽 두 시

  유리문을 단 편의점에 불 켜져 있고

  사람들이 있고 물건들이 있다

  주인 혹은 점원이 밤을 샐 텐데

  가야겠다 이제

  2월 겨울의 차가운 길에서

  사람과 시 한 편으로 고심하다 돌아갈

  내가 사는 아파트, 철문이 어른거린다.

 

  *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 글 이주빈, 사진 노순택(2011.10.25.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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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3 ∽ 2012.04.30. 23:30.메. 1문학마당에 보내는 신작시 5편.hwp <원작>

= 『문학마당』 39호/2012 여름호(201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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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20506_220907 광주시 산수동_poorrain

  20220506_220907 광주시 산수동_poor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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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22351_u2l-cTz7dhEv 광주시 유동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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